루구후에 숨겨진 모수어족의 삶과 이야기

루구후에 가면 모수어족의 진짜 삶이 보입니다

루구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곳을 직접 다녀왔고, 루구후에서 숨 쉬는 모수어족의 삶과 이야기를 제 눈으로, 제 발로 보고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루구후에 숨겨진 모수어족의 삶과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드릴게요. 문화, 생활방식, 가족 구조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진짜 모수 문화를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루구후, 해발 2,700m에 숨겨진 호수 마을

루구후는 중국 윈난성 리장과 쓰촨 성 량산이 맞닿는 경계에 위치한 고산 호수입니다.

해발 약 2,685m, 면적 약 50㎢의 이 호수는 수천 년간 모수어족의 삶터였습니다. 2024년 10월 기준 루구후는 연평균 기온 15도 내외로, 맑은 하늘과 청정한 공기로 유명하지만, 제가 느낀 진짜 매력은 바로 모수어족의 문화였습니다.

모수어족은 누구인가요?

모수어족은 중국 내에서도 매우 독특한 사회 구조를 가진 소수민족입니다. 모계 중심 사회로, 여성들이 가족을 이끄는 문화가 특징인데요. 이들은 지금도 결혼 제도 없이 "주혼(走婚, 조혼)"이라는"걸어서 들어갔다 걸어서 나오는 혼인" 독특한 형태의 연애 및 가정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중국 민족통계연보에 따르면, 모수어족 인구는 약 50,000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70% 이상이 루구후 주변 지역에 거주합니다.

루구후에서 직접 본 모수어족의 삶

제가 2009년 7월 초 루구후에 다녀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모수어족의 일상이었습니다. 아침이면 여성들이 물소를 몰고 밭으로 나가고, 남성들은 손주와 놀거나 수공예품을 만드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가족은 여성이 중심이 되며, 형제 자매가 함께 자녀를 돌보는 구조였어요. ‘한 명의 어머니, 여러 아버지 역할’이 공존하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주혼 문화, 사랑의 방식이 다르다

모수어족의 '주혼' 문화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연인 관계가 생기면, 남성은 밤에 여성의 집으로 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돌아가는 형태입니다. 결혼은 하지 않으며, 남녀는 각자의 집에서 살아갑니다.

제가 만난 60대 여성 '라마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에겐 결혼이 없어요. 하지만 사랑은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가족이 함께 키워요."

실제로 이 문화는 강제성이 없고, 자율성이 높아 중국 내에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루구후 마을 곳곳에 남아 있는 전통

루구후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주친 사당, 붉은 끈이 묶인 나무, 조용한 돌담 골목들 속에서 모수어족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 7월 5일에 열린 지역 축제에서는 모수어족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과 함께 춤을 추는 행사도 있었는데요. 저는 직접 참여해 봤고, 여행자에게도 친절하게 다가오는 분위기 덕분에 문화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수어족 언어와 문자는 사라질 위기

모수어족은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표기 문자체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어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통 언어 보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30세 이하의 모수어족 중 약 60%는 모국어 사용 빈도가 낮고, 표준 중국어 중심의 교육으로 인해 언어 단절이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는 단지 언어의 위기일 뿐 아니라, 문화 단절의 경고이기도 합니다.

루구후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느낀 것

마지막으로 루구후에서 만난 사람들의 눈빛은 유독 따뜻했습니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평온함과 공동체의 유대감이 이곳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주인 ‘쩐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린 남을 경쟁자로 보지 않아요. 가족이 많고, 사랑이 많으면 그게 복이에요."

이 짧은 말이 루구후와 모수어족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듯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