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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jiang 에서 만난 나시족과 함께

by 멋진 햇살 2025. 5. 12.

 

리장에서 만난 나시족, 동파문자와 함께한 13년

리장에 머물며 저는 이곳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나시족(納西族)을 알게 되었습니다.

 

Lijiang 에서 만난 나시족과 함께 ,관련 이미지

28만 명의 작은 민족, 나시족을 만났습니다

중국 전역에 약 28만 명 정도가 살고 있고, 그중 23만 명은 윈난성에, 특히 리장 자치현에만 18만 명 가까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전통을 이어가는 민족이 아니라, 자기만의 문자와 언어, 삶의 방식까지 지켜가는 살아있는 문화였습니다.

 

 

동파문자 — 살아 숨 쉬는 상형문자를 만났습니다

나시족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동파문자(東巴文)입니다. 약 1,300자의 상형 기호로 구성된 이 문자는 종교, 철학, 예술, 의학 등 수많은 지식을 담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문법 구조가 한국어와 비슷하여 배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고, 실제로도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어니더퍄오" — 나시어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시족 여성들은 양피를 걸친 민속 복장을 입고, 두르고 일상을 지냅니다.

푸른색 양피 망토, 자색 조끼, 수놓은 신발… 그들의 복장은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그 양피에 달린 동그라미는 북두칠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어느 겨울, 할머니 한 분이 제게 양피 외투를 건넸던 따뜻한 기억은 아직도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모계사회, 여성이 중심이 된 세계

리장은 모계사회입니다. 여성들은 집안을 운영하고, 경제를 책임집니다. 남성들은 예술 활동이나 여유로운 일상을 즐깁니다.

맞딸은 시집을 보내고, 둘째 딸은 가계를 잇습니다. 둘째 사위는 데릴사위가 되어 여성의 성을 자식에게 물려줍니다.

많이 쓰이는 성씨는 화씨, 목 씨, 양 씨이며, 목 씨는 왕족의 성이라 불립니다.

Lijiang 에서 만난 나시족과 함께, 관련 이미지2

 

리장의 고성과 눈 덮인 산, 그 모든 풍경

리장 고성은 송나라 시대에 조성된 도시로, 성벽이 없고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1997년 9.7 대지진 이후에도 목재 건축물들이 거의 손상 없이 유지되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이후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리장이 있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았습니다.

아침엔 미씨엔(米线)으로 시작하고, 점심엔 민속복장의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밤엔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는 삶… 그것이 제가 살았던 리장의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2025년 봄

지금 저는 한국에 있지만, 제 마음속의 봄은 여전히 리장에서 시작됩니다.

동파문자의 곡선을 닮은 사람들, 양피 외투의 체온, 모계사회의 평화로운 일상…

그 모든 기억이 제 안에 살아 있습니다.

"내가 만난 진짜 중국은, 나시족과 함께한 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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